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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갈 난기류일까, 위기의 경고음일까. 순항하던 이재명호(號)가 이륙 70여일 만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한때 70%를 목전에 뒀던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50%선까지 내려앉았고, 고공행진하던 여당 지지율은 어느새 야당과 오차범위 이내까지 좁혀졌다.
이른바 '조국·윤미향 사면 논란'과 '이춘석 주식 차명거래 논란' 등 일시적 악재 여파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여권 일각에선 야당의 내홍을 고려하면 최근 지지율 하락폭이 너무 가파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 위에 오른 가운데 향후 민심의 반등 여부에 따라 여당이 밀어붙이는 '3대 개혁'의 동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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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왼쪽 사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시사저널 박은숙


취임 후 두 달, 李대통령·與 지지율 동반 하락
49.42%,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얻은 득표율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15%)를 8.27%포인트 금호산업주식매각 차로 앞서며 당선됐다.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미묘한 긴장감도 감돌았다.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속에 치러진 조기 대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정권 초 이재명 정부는 순항했다. 이 대통령의 전국을 누비는 민생 행보와 서민경제 챙기기가 맞물리면서 지지율 졸업후취업준비 은 빠르게 치솟았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했던 국정 운영과 달리, 이 대통령은 협치와 실용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이뤄냈다. 여기에 야권의 내홍까지 겹치며 이 대통령 지지율은 70% 목전까지 올라섰다. 동시에 여당 지지율도 야당과 '더블스코어' 가까운 격차를 벌리며 고공행진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민심에 이상 징후 여가 가 발생한 모습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하며 어느새 50%대로 떨어진 가운데 여당 지지율도 동반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나왔다. '대선 후보 이재명'에 반대하다 정권교체 후 '대통령 이재명'을 지지했던 유권자들 중 일부가 다시 반명(反이재명)으로 돌아선 셈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4일 전 손해보험설계사 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3명을 상대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응답은 51.1%로 지난주 같은 조사(56.5%)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6.3%포인트 오른 44.5%였다. 긍정 평가율은 2주 전 같은 조사(63.3%)와 비교하면 12.2%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대 기준으로는 20대에서 9.1%포인트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40대는 7.0%포인트, 50대 6.8%포인트, 60대 5.5%포인트, 30대 1.9%포인트, 70대 이상 1.6%포인트 하락했다.
대통령 지지율과 같이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진행해 이날 공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39.9%포인트로 지난주(48.4%)보다 8.5%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율이 3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36.7%로 전주(30.3%) 대비 6.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2%포인트로 좁혀졌다.
이 같은 민심의 흐름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하게 감지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7월18일 공개)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갤럽이 조사한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지난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22%로 지난 조사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명 정부 광복절 특사 명단에 올랐던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 윤미향 전 의원,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사면 영향? 개혁 역풍? 민심 악화 이유는
지지율 변화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우선 예고된, 단기적 악재라는 시각이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의원 등 이른바 '논란의 인물들'이 사면된 여파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민주당 출신 이춘석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주식 차명거래 의혹', 대주주 기준 강화 논란 등도 주식에 민감한 20대 유권자의 반감을 부르는 계기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상계엄 후 흩어졌던 비윤(非윤석열)계 보수, 중도 성향 유권자가 결집하면서 상대적으로 정부 여당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얘기다.
다만 여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지지율 흐름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내란 세력 척결을 위한 단일대오 구축, 개혁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역풍은 감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모든 정치적 결단이 득점으로 이어질 수도 없고, 모든 정치적 상황을 대통령과 당이 컨트롤(제어)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대통령은 5년을 보고 달리는 마라토너인데 자꾸 모든 뉴스마다 '반성문'을 써내라고 하면 페이스가 유지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선 야당의 이른바 '극우 논란'을 고려하면 정부 여당의 지지율 부침을 '가볍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전한길 사태', '3대 특검' 등 겹악재에 휘말린 상황인데도 정부 여당이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한 민심의 이상신호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민주당이 주도하는 '3대 개혁'과 정청래 대표의 강성 리더십이 민주당의 무게중심을 왼쪽으로 지나치게 기울게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당의 개혁 드라이브에 열광하며 결집하는 모습이지만, 이 과정에서 임기 초 '통합'과 '실용'을 내세운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호응했던 중도층과 비윤 보수층은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광판'을 보지 않고 '우클릭'만 강조하다가 위기에 빠진 임기 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실패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날 시사저널TV에 출연한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보수에는 극우가 있고, 진보에는 '개딸'이 있으나 모든 국민들이 상황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진 않는다. 일반 국민들은 상황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본다"며 "(정부 여당 지지율 하락세는) 광복절 사면이 일종의 정치적 뒷거래로 해석되면서 '대통령이 말하는 정의란 무엇인가'하는 국민의 실망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 대통령 지지율이 초반에는 상승세였으나 이후 추가 상승 동력이 확보되지 않았다. 지금의 민심만으로 정치·사회 개혁을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지율을 잘못 해석하면 이 대통령 지지율 흐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최근 민심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다만 여론조사가 민심을 대표하는 유일한 창구는 아니라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지지율이 낮아진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정부는 언제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대변인은 "시장에서 직접 듣는 목소리 혹은 편지나 온라인 공간 등을 통해 전달되는 목소리, 아울러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이재명 정부는 경청하고 있다"며 "지금은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구체적 방법이 뭔지 고민하는 여정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적 계획에 따라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할 방안을 마련해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리얼미터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무선 100% 자동응답 전화 조사 방법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2%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무선 100% 자동응답 전화 조사 방법으로 시행됐으며 응답률은 4.7%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접촉률은 42.1%, 응답률은 13.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