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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길의 글로벌 파파고는?

파파고는 국제공용어 에스페란토어로 앵무새라는 뜻입니다. 예리한 통찰과 풍부한 역사적 사례로 무장한 정의길 선임기자가 에스페란토어로 지저귀는 여러분의 앵무새가 되어 국제뉴스의 행간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지?
성범죄로 복역 중에 자살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틴의 자료를 공개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관심이 그의 연인 길레인 맥스웰로 옮겨가며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을 더하고 월세전환 있다.
미 법무부의 토드 블랜치 부장관은 25일(현지시각) 복역 중인 맥스웰과 이틀에 걸쳐 면담한 사실을 밝히며 “적절한 시점에 우리가 알게 된 추가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면담은 지난 7일 법무부가 엡스틴 사건과 관련해 추가로 공개할 자료가 없다고 밝힌 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불만이 고조되자 추 카드연체 신용불량 진됐다.
뉴욕포스트 등은 맥스웰이 블랜치 부장관과의 면담에서 사건 관련자 100여명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모든 질문에 “진실하고, 정직하고, 최대한 능력으로” 대답했다고 맥스웰의 변호인 데이비드 오스카 마커스를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마커스는 (…) “대통령은 오늘 아침 자신이 사면할 권한을 가졌다고 말했고, 우리는 그가 그 권한을 올 증권 바르고 즉각적인 방식으로 사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 표명은 맥스웰이 사면을 대가로 엡스틴 사건 관련자를 밝혔을 것이라는 추측을 마가 진영 내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 맥스웰과의 면담에서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는다면, 마가 진영의 불만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또, 맥스웰의 진술이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나오고 사면이 이뤄진다면, 민주 공급 당 지지층 진영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사건을 조작했다는 비난이 거세질 수 있다. 한겨레 7월27일 보도
Q. 엡스틴 사건을 놓고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A. 금융투자로 억만장자가 된 제프리 엡스틴은 미성년자를 유인해 성 착취한 범죄로 복역 중이던 2019년 8월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도널 신용카드 자동차할부 드 트럼프 대통령, 앤드루 영국 왕자 등 수많은 거물과 교류한 미국 사교계의 거물이었지. 그가 죽자,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고, 그의 미성년자 성 착취 파티에 가담한 사람들의 명단이 있고, 그 명단에 속한 부자와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려고 엡스틴을 죽였다는 음모론이 떠돌았어. 특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우파 진영에서 제기됐지. 이른바 ‘엡스틴 파일’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신념이 된 거지.
트럼프도 2020년 8월 폭스뉴스의 터커 컬슨 등과의 인터뷰에서 “엡스틴이 살해된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가능하다”면서도 “정말로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그가 아마 자살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어. 그는 2024년 6월 폭스뉴스와 회견에서는 “엡스틴 파일을 공개하겠느냐”는 질문에 “네, 공개하겠다”고 즉답했어. 그는 9월에도 우파 인사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엡스틴 파일 공개에 대해 “확실히 검토하겠다, 엡스타인 건에 대해서는 공개에 전혀 문제없다”고 단언했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다시 당선되자, 그의 측근들은 한술 더 떴어. 법무장관에 임명된 팸 본디는 지난 2월21일 폭스뉴스와 회견에서 엡스틴 파일을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검토하려고 지금 내 책상에 위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이다. 내가 검토 중이다”고 말했어. 그는 5월27일 “엡스틴이 아동과 같이 있거나, 아동 포르노 수천건의 영상이 있고, 희생자가 수백명이다”고까지 말했어.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 7일 트럼프 행정부는 엡스틴이 자살로 죽었다는 것을 반박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고, 엡스틴 사건과 관련해 다른 사람들을 기소할 ‘고객명부’는 없고,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더 이상의 자료 공개는 없다고 밝히는 메모를 공지했어. 그러자, 그동안 엡스틴의 타살과 엡스틴 파일의 존재를 믿은 마가 진영에서 불만과 반발이 터져 나왔고,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거지.
Q. 트럼프 행정부는 왜 엡스틴 관련 자료를 추가 공개하지 않는 결정을 내린 거야? 자신들이 공약했고, 지지층들도 원하는데?
A. 법무부가 밝힌 대로 그 동안의 음모론을 충족할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지. 물론, 극우 진영 등에서의 음모론자들은 트럼프와 그 각료들도 엡스틴 사건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는 하지.
본디 법무장관,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댄 본지노 연방수사국 부국장 등은 엡스틴 파일 존재를 가장 강력히 주장하던 사람들이었어. 그런데, 이들 역시도 막상 자료 공개를 검토해 보니까, 새로운 것이 없고, 기존 자료를 공개할 경우에 희생자들의 피해만 커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해. 본디 법무장관 등 법무부와 연방수사국 간부들은 지난 2월부터 엡스틴 자료 공개를 검토했어. 연방수사국은 3월 말부터는 1천명의 인력을 동원해 수 주 동안 야근을 하고 휴일도 없이 10만페이지 분량의 엡스틴 관련 자료를 뒤지며, 공개할 것이 있는지 작업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어. 특히, 트럼프 등 고위 인사가 언급된 자료는 즉각 보고하라는 명령을 받았지. 하지만, 대부분의 자료는 피해자들의 자세한 피해 사항 등 연방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개인 정보를 담은 자료들이어서 공개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거야. 결국 “불법적인 비행 혐의에 대한 추가적인 3자를 드러낼 미공개 증거는 없다”는 결론이었어.
마가 진영이 원하는 내용은 없고, 트럼프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지난 5월 본디 법무장관과 토드 블랜치 부장관, 파텔 연방수사국장은 백악관에서 트럼프에게 “관련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이름이 자료에서 몇 차례 거론된다고 보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어. 자료에서 이름이 거론된다고 해서, 엡스틴의 범죄에 가담했다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트럼프 이름이 등장하는 자료를 공개한다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겠지.
Q. 그런데, 트럼프는 엡스틴과 어떤 관계야?
A.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가로 활약하던 1990년대 초반부터 사교계의 유명 인사인 엡스틴과 친밀하게 교류했어. 두 사람은 플로리다 팜비치에 저택과 별장을 가지고 있었어. 트럼프의 마러라고 저택 파티 등의 행사에서 자주 어울렸어.
1992년에 엔비시(NBC) 방송이 촬영한 영상에는 트럼프가 엡스틴이 주최한 파티에서 함께 어울리며 농담하는 장면이 찍히는 등 트럼프 부부와 엡스틴과 그 연인 길레인 맥스웰이 함께 한 사진들이 많이 있어. 1993년에 맨해튼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파티에서 엡스틴과 동행했던 모델은 트럼프가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고 폭로하기도 했어. 2003년 엡스틴의 50회 생일에 트럼프는 외설스런 글과 그림을 담은 축하 편지를 보냈고, 이 편지는 맥스웰이 그 생일 편지를 모은 책자에 남아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7일 보도하기도 했어.
두 사람의 관계는 2004년 말 팜비치 바닷가의 한 저택을 놓고 다투다가 소원해졌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어. 그때를 전후해 트럼프는 자신의 딸에게도 엡스틴이 이상한 짓을 시도해 그의 접근을 차단했다고 하네. 그 직후인 2005년 엡스틴이 파티에 유인했던 14살 소녀의 어머니가 그를 고소해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했고, 트럼프와 엡스틴의 관계도 끝났어. 트럼프에 비판적인 뉴욕타임스 등도 트럼프가 엡스틴과 자주 어울려 놀기는 했으나, 그의 성범죄에 연루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하지.
Q. 그런데, 엡스틴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결정에 대한 마가 진영의 반발과 불만이 구체적으로 뭐고, 트럼프가 왜 곤혹스러워 하는 거야?
A. 취임 초기인 트럼프로서는 중요한 사안이 많은데, 이 사건에 발목이 잡히고, 지지층이 이반하고 있어. 마가 진영은 중앙정보국, 연방수사국 등의 딥스테이트가 엡스틴 사건을 은폐했는데, 트럼프와 그 각료들도 협력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거지. 의회에서 트럼프를 가장 열렬히 지지해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차도 “이건 많은 사람에게 금지선을 넘는 일”이라고 비판에 가세한 데서 잘 드러나.
무엇보다도 트럼프의 마가 진영이 심각하게 분열하고 있어. 폴리티코는 마가 진영이 이 문제를 놓고 무려 여러 분파로 나뉘었다고 보도해. 첫째, 트럼프를 비롯해 본디 법무장관 등은 엡스틴 음모론은 틀렸으니 이제 논란을 끝내자는 입장이야. 둘째, 스티브 배넌 등은 딥스테이트가 트럼프 쪽을 방해한다고 주장해. 셋째, 터커 컬슨 등은 엡스틴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작원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넷째, 로라 루머 같은 극우 인플루언서들은 트럼프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본디 장관 등을 축출해야 한다는 충성파들이야. 다섯째, 트럼프가 사실을 덮고 있다며 지지를 철회하는 극우 팟캐스터 들이야. 여섯째, 제이디 밴스 부통령, 댄 번지노 연방수사국 부국장 등 입장을 정하지 못한 침묵파들이야. 마지막으로 일론 머스크 등은 엡스틴 파일이 있다며 공개를 요구하고 있어.
무엇보다도, 마가 진영의 이런 분열로 2026년 중간선거가 벌써 어둡다는 전망이 나와. 트럼프 1기 집권 때 백악관 전략수석을 맡았던 마가 진영의 이론가 스티브 배넌은 마가 진영의 10%만 이탈해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의원 40석을 상실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어.
Q. 트럼프는 지금까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 거야?
A.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어울려. 트럼프는 엡스틴 자료를 공개 않는다는 법무부 결정 직후에 “엡스틴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엡스틴 파일은 민주당의 사기”라는 등 말을 했으나, 지지층의 이반은 심화했어.
법무부는 엡스틴이 자살했다는 증거로 당시 장면을 담은 교도소 내 동영상을 공개했지만, 3분 분량이 누락된 것으로 밝혀져, 의심만 증폭됐어. 트럼프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엡스틴 50회 생일 때 자신이 보낸 편지를 폭로하자, 이 신문을 상대로 100억달러 소송을 내는 한편 엡스틴 사건 재판의 대배심 증언들을 공개하라고 지시했어. 하지만, 관련 법원은 대배심 증언 공개를 불허했어. 그러자, 트럼프는 다른 음모론으로 엡스틴 음모론을 덮으려고 했어. 마틴 루터 킹 목사 암살 사건의 연방수사국 수사 자료를 공개하고, 자신이 출마했던 2016년 대선 때 러시아의 개입을 당시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장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조작했다며 반역죄로 조사하라고 명령했어. 지지층의 관심을 돌리려는 거지. 하지만, 지난 20일 발표된 시비에스/유고브 여론조사는 공화당 지지층의 83% 등 미국인의 90%가 엡스틴 자료 공개를 찬성하는 등 여론은 여전히 비판적이야.
결국, 블랜치 부법무장관이 엡스틴 연인 맥스웰을 만나서, 사면을 조건으로 거래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거야. 의회에서는 엡스틴 자료 공개 결의를 막으려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하원 여름 휴회를 앞당겼어. 하지만, 토머스 매시 공화당 의원과 로 카나 민주당 의원이 초당적으로 엡스틴 자료 공개 결의안을 추진해, 하원이 다시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현재 하원은 4석이 공석인 가운데 219 대 212, 상원은 53 대 47로 공화당이 다수야. 전통적으로 중간선거는 여당이 불리해. 취임 6개월이 된 트럼프가 벌써 지지층 이반이 시작된다면, 중간선거의 결과는 비관적일 수 밖에 없지. 음모론을 좋아하던 트럼프가 음모론으로 망할 수 있다는 얘기이지. 트럼프로서는 취임 이후 최대 위기가 아닐 수 없어.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정의길의 글로벌 파파고

국제뉴스의 행간을 알기 쉽게 풀게 풀어주는 더 많은 질문과 답을 아래 링크에서 읽어보세요!

▶ 주한미군은 감축하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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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는 전투에서 이기고 있지만…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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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매파의 몰락…‘트럼프주의자’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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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