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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장기 출장에 지친 장성훈 씨가 귀농을 강행한 건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지원 사업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첫해 농사 후 버섯 생산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이에 특유의 탐구심과 창의력을 발휘해 버섯과 아쿠아포닉스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장 조성으로 정착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경기 용인에서 버섯 농사와 함께 아쿠아포닉스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장성훈 씨(43·은하농장 대표). 그가 귀농을 결심한 건 사랑하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귀농 전에는 12년간 공장 자동 텔레마케터 화 시스템 구축 엔지니어로 일했어요. 간단히 설명하면 생산공장이 자동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계·설비·배관·로봇 등을 잘 조합해 설계하는 일이었죠. 그런데 러시아·폴란드·미국 등 해외로 장기 출장을 가는 일이 많았어요. 결혼 후 아이가 생겼는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한다는 게 무척 안타까웠죠. 그때 마침 대학교 후배를 통해 청년 농업인 영농정착지원 제 기대출과다 도를 알게 됐어요.”



장성훈 씨는 첫해 농사 후 생산 위주의 운영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체험농장으로 전환하기로 한다.


그렇게 2020년 장씨는 대학 후배와 함께 귀농을 준비했다. 재배 작물을 선택하 신협 공인인증서 발급 기 위한 자료 수집부터 유통시장 조사, 관련 자격증 취득에 이르기까지 2년 가까이 준비 과정을 거쳤다. 이어 2022년 9월 어렵사리 200㎡(60평) 규모의 버섯 스마트팜 두 동을 마련하고 버섯 농사를 시작했다.


초기 투자비 줄이려 직접 스마트팜 조성
하지만 본격적으로 무관하게 농사를 시작했을 땐 처음 계획과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함께 농사를 짓기로 한 후배가 중도 하차를 했기 때문이다.

“애초 계획과 달리 초기 창업자금이 반으로 줄어 농사 규모를 크게 줄여야 했어요. 하지만 2022년이 만 40세가 되는 해라 청년농 영농정착지원 사업의 혜택을 받으려면 더 이상 계획을 미룰 수 없었 공제가능액 죠. 기왕 준비한 일이니 과감하게 도전했습니다.”
이에 장씨는 꼼꼼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세운 귀농 계획을 실행으로 옮겼다. 부족한 농사 경험을 보충하기 위해 2021년 12월 사직서를 낼 때까지 육아 휴직을 신청하고 선도 농가에서 6개월간 실습교육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재배 작물로 표고버섯을 선택한 건 연중 생산이 가능하고 시장 규모도 컸기 때문이에요. 고품질의 버섯을 생산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거죠. 이를 위해 유기농업기능사와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애초 계획보다 농사 규모가 줄어 생산량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었어요.”



여과장치를 통해 분해 과정을 거친 물고기 배설물은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충분한 영양분이 된다.


그는 이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스마트팜을 직접 지어 창업자금을 절약했다.
“전 직장에서 공장 자동화 시스템을 설계했기 때문에 그 경험을 십분 활용했어요. 전기공사와 배관, 스마트팜 자동 제어 시스템 등을 직접 설계한 후 시공업체에 의뢰해 건축만 맡겼죠. 그렇게 온습도와 이산화탄소 등을 센서로 측정해 천창과 앞뒤 문이 자동으로 개폐되고, 유동팬과 냉난방기·스프링클러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팜을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5000만 원의 시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죠.”
하지만 버섯 농사는 만만치 않았다. 처음엔 버섯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너무 많은 종균 배지를 입상한 것이 문제가 됐다.
“5단 재배사 한 동에 1만 3000개씩 총 2만 6000개의 종균 배지를 입상했는데,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니었어요. 발이 후 버섯이 나오기 시작하자 솎는 일도 수확도 혼자서는 역부족이더라고요. 나중엔 관리가 안 돼 배지의 60% 이상을 버리고 나머지로 재배를 이어갔지만 결국 3개월 만에 모두 폐기하고 말았죠.”


첫 농사 실패 후 합리적 농장 운영 방법 찾아
첫 번째 농사 실패로 큰 아픔을 겪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에 그는 생산 위주의 농장 운영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체험농장으로 전환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버섯 재배만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버섯과 아쿠아포닉스 체험농장을 운영하기로 했죠. 버섯 체험농장이 드문 데다 추가로 열대어 아쿠아포닉스 농장을 조성하면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2023년 버섯 농사는 배지 수를 줄여 한 동당 8000개씩 총 1만 6000개를 입상했다. 이어 지난해엔 배지 수를 더 줄여 한 동에 5000개씩 총 1만 개만 입상해 최적의 생산 규모를 찾았다.
“원통형 배지를 세워 윗부분에 버섯을 발생시키는 상면재배로 표고버섯을 생산하고 있어요. 이 방식이 고품질 버섯을 생산하는 데 가장 유리하거든요. 전문 농장에서 종균 접종을 마친 완성형 배지를 사와 온습도와 빛 등 재배 조건만 맞춰주면 바로 버섯이 나와요.”
한 번 입상한 배지에서는 8~10개월간 버섯을 생산할 수 있어 그는 한 동씩 번갈아가며 수확기와 휴면기(10~15일)를 조절하고 있다.
“버섯 재배는 환경 관리가 가장 중요해요. 생육 온도와 환기 등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 생육 최적 온도는 15~18℃이지만 여름에는 20℃, 습도는 80%를 유지하고 있어요. 온도가 너무 낮으면 갓과 대 생장이 너무 느리고, 반대로 온도가 높으면 버섯 생육이 너무 빨라져요. 휴면기엔 28℃까지는 괜찮더라고요. 생산량은 두 동에 배지 1만 개를 입상할 경우 한 달에 300㎏ 정도 돼요. 초창기엔 생산량의 80%를 판매했지만 지금은 80%를 체험으로 소진하고 있어요. 나머지 10%는 직거래, 5%는 복지시설 기부, 5%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나눠줘요.”


체험농장으로 전환…열대어 아쿠아포닉스 호응 좋아
200㎡(60평) 규모의 아쿠아포닉스 농장은 2023년 4월에 마련해 본격적인 체험농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열대어 30여 종과 식물 40여 종이 함께 자라고 있다.

“30여 년간 취미로 열대어를 길렀는데, 그 경험을 아쿠아포닉스에 접목해 체험농장 운영을 시도했어요. 흔히 국내에선 민물장어나 메기·향어·잉어 등 사육하기 쉬운 어종을 활용해 아쿠아포닉스 농장을 운영하죠. 반면에 열대어는 온도와 수질에 민감한 편이라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잉어를 양식하는 수조.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독학으로 열대어 체험농장을 마련했지만 처음엔 물고기의 배설량이 적어 양분 부족으로 식물이 죽는가 하면, 일부 수조에서는 물고기가 너무 많아 녹조와 실이끼로 전멸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실패를 겪으며 자신만의 설계와 시설로 이뤄진 아쿠아포닉스 시스템을 완성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쿠아포닉스 기술의 핵심은 물고기 배설물이 여과장치를 통해 분해 과정을 거쳐 농작물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농작물은 물을 정화하고 돌려보내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농산물 생산이 목적이 아니라 체험 활동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시스템을 단순화했어요. 어종과 식물에 따라 생육 조건이 달라 배관형·화분형·베드형에 따라 관엽식물·허브류·열대식물 등을 각각 다른 수조와 여과장치로 연결해 저만의 시설을 만들었죠.”
그 결과 지난해 이 농장에는 많은 방문객이 찾아왔다. 아이를 둔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인 고객뿐 아니라 단체 고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덕분에 방송 출연까지 해 매출액이 크게 늘었죠.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봐요. 안정적인 농장 운영을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여력이 된다면 아쿠아포닉스 농장을 확장하고 싶어요. 그래서 다양한 시도로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싶습니다.”
글 이소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