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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O-3081> People sign up during a national enlistment drive to join the civil militias, called by the government of President Nicolas Maduro, at a square in Caracas, Venezuela, Saturday, Aug. 23, 202주식첫걸음
5. (AP Photo/Ariana Cubillos)/2025-08-24 07:37:40/<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지난 21일 중남미 해역을 작전 구역으로 하는 미 해군 4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세 척과 수륙양용함 세 척, 잠가치넷
수함으로 구성된 선단(船團)이 베네수엘라 북쪽 카리브해 수역에 배치됐다. 각 군함에는 총 4000여 명의 해군·해병대 병력이 탑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남미에서 마약 밀수 조직의 소탕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군사작전을 실행한 것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주가동향
대통령


앞서 지난 7일 국무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정보원에 대한 현상금을 기존의 두 배인 5000만달러(약 693억원)로 올렸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마두로는 정당한 대통령이 아니라 기소돼 도망 중인 범죄 조직 우두머리”라고 말했다.



그래픽=김현국


1기 때보다 더욱 강력한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를 중남미에서 제조돼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의 집산·경유지로 지목해 왔다. 베네수엘라 마약 조직 소탕과 동시에 핑크타이드(좌파가 집권한 중남미 국가)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반미 성향인 마두로 정권의 기반까지 흔들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두로는 미 해군의 카리브해 수역 배치 방침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18일 “평화를 지키겠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450만명의 민병대 소집령을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민병대 입대를 독려하는 대대적인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마두로의 페이스북을 비롯한 친정부 성향의 소셜미디어는 젊은 여성과 백발의 노인들까지 군복을 입고 민병대에 등록하는 사진과 동영상으로 도배가 됐다.
노조 지도자 출신인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반미·좌파 정권을 이끌다 임기 중 사망한 우고 차베스(1999~2013년 재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라는 후광을 입고 집권했다. 그는 여러 차례 공권력을 활용해 야당과 비판적 인사들을 탄압했지만, 전 국민을 상대로 ‘싸우라’며 민병대를 조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마약 유입 때문이다. 미 당국은 올 상반기 캐나다·네덜란드와 합동으로 카리브해 지역에서 대대적인 마약 밀매 선박 단속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콜롬비아산 마약이 베네수엘라 서부 술리아에 모인 뒤 아이티·도미니카공화국·바하마 등 카리브해 소국을 거쳐 미국과 유럽 등으로 향하는 마약 밀매 루트를 확인했다.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로 알려진 콜롬비아에서 생산된 마약의 70%가 베네수엘라를 경유하고 있는 것으로 미 당국은 파악했다.
이 루트의 중심에 ‘태양의 카르텔’이 있다. 1990년대 초 마약 밀매에 가담해 권력과 부를 축적한 베네수엘라 군부 인사들의 네트워크를 뿌리로 하는 ‘태양의 카르텔’은 베네수엘라 정권 최고위층과 결탁한 권력 집단으로 평가받는다. 권력층의 비호를 받는 대신 범죄 조직 운영 수익 일부를 정치자금으로 상납하는 공생이 이뤄졌다. 미국은 태양의 카르텔이 중남미의 대표적 마약 범죄 조직인 멕시코계 ‘시날로아 카르텔’과 베네수엘라계 ‘트렌 데 아라과’의 핵심 후원 세력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태양의 카르텔을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 연쇄 테러를 벌인 이슬람국가와 같은 국제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고, 관련 인사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트럼프가 1기 때 시도했던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까지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두로는 2013년 차베스 사망으로 치러진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2018년, 2024년 선거에서도 승리해 3선 임기 중이다. 그러나 세 선거 모두 집권 세력에 유리하게끔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전임 차베스 시절부터 강행한 좌파 포퓰리즘 정책의 실패로 경제가 파탄 나 민심이 돌아선 뒤에도 마두로가 재선·3선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자유 진영 국가 상당수는 마두로 정권이 선거를 정권 연장의 도구로 악용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1기 때였던 2018년 5월 마두로가 승리한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친미 성향의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국가원수로 승인해 마두로의 반발을 불렀다.
이런 상황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 장관은 마두로가 3선에 성공한 2024년 대선 1주년이던 지난 7월 27일 공식 성명을 내고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는 근거도 없이 자신을 선거의 승자로 선언하면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뜻을 거역했다”며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아니고 그의 체제는 합법적 정부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민주주의 질서와 정의의 복원을 흔들림 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의 3선 기반이 된 지난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그를 정상적 국가 지도자로 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향후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상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미국도 중남미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부담을 의식해 공세적인 군사행동은 취하지 않고, 마두로도 국제 여론전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하지만 1989년 12월 미국 조지 H W 부시 행정부가 파나마를 전격 침공해 반미 성향의 군부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축출한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니카라과 반체제 인사인 아르투로 멕필즈 전 미주 기구 주재 니카라과 대사는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 기고에서 “마두로도 노리에가처럼 마약 범죄와 부정 선거에 연루됐다”며 “미국은 파나마 침공 때처럼 병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최근 이란 핵 시설 폭격에서 보여준 효율적 공습만으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의 카르텔(Cartel de los Soles)
미국 정부가 국제 테러 집단으로 지정한 베네수엘라의 범죄 조직. 베네수엘라 군부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장성 계급장의 태양 문양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미국으로의 마약 밀수를 비롯해 인신매매와 성착취 등 각종 강력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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