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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찾은 경기 안산 소재 우주 기업 A사의 5000평 규모 공장. 연소기(발사체 엔진에서 화염을 내뿜는 부분)를 만들던 조립대는 텅 비어 있었다. 장비를 시험하고, 자재를 조립하던 연구원 15명으로 복작했던 공장에는 1~2명만 마무리 작업 중이었다. 용접기와 그라인더 소리도 멈춰 조용했다. A사는 지난 2023년 3차 누리호(독자 개발한 중형 우주 발사체) 발사를 성공으로 이검증완료릴게임
끈 K발사체 어벤저스 기업 중 하나다. 하지만 연소기 제작의 핵심인 15m 길이 브레이징(금속 접합) 장비 3대는 한 달 전부터 작동을 멈춘 상태다. 공장 한쪽에는 연소기 제작을 위한 시설과 장비들이 파란 랩으로 쌓인 채 바닥에 놓여 있었다. 2027년까지 진행되는 누리호 4~6차 발사에 필요한 연소기 18개 중 16개(89%) 납품을 마쳐 일감이 없기 때신천지게임
문이다. 누리호 다음으로 추진되던 ‘차세대 발사체’ 발사 일정마저 1년가량 지연되면서, 9월이면 ‘일감 절벽’에 처할 상황이다. A사 관계자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위해 사전 연구·개발(R&D)과 투자를 많이 진행했고 시제품까지 제작했다”며 “개발 일정이 밀려 인력과 설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국내 우주 산업 생태계가 SK 주식
고사 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3년 순수 국내 기술로 우주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 개발에 국내 기업 300여 곳이 참여해 국산화율이 95%에 달했다. 하지만 2027년 이후 예정된 누리호 추가 발사가 없을뿐더러, 다음 먹거리인 차세대 발사체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발사 공백기가 길어지자 우주 산업 현장에서는 “지금 상태에선 생산 인력과 설비를릴게임설치
유지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우주 청사진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숙련된 인재들은 아예 업계를 떠나고 있다. 기술 개발과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
◇일감 끊긴 우주산업
정부는 누리호의 차기 모델로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2032년 달 착륙선을 쏘아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2023년부터 종합 릴게임
10년간 2조132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사업 주체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체계 종합 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이 지식재산권 관련 갈등이 벌어지며 사업이 2년여간 표류했다. 여기에 우주항공청이 스페이스X처럼 차세대 발사체의 ‘재사용화’를 추진하면서 사업은 더 지연되고 있다. 첫 시험 발사 일정도 2030년에서 2031년으로 밀렸다.
발사 일정이 지연되면서 제조 기업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누리호의 페어링(위성 덮개)을 만든 스페이스프로(옛 한국화이바)는 이달 6차 발사 물량까지 납품을 마친다. 이미 20~30명 규모이던 우주항공 분야 인력도 타 부서로 이동해, 시험 등을 진행할 인원 5명밖에 남지 않았다. 강진규 본부장은 “우주 쪽 경험을 쌓으려고 입사했다가, 물량이 없어 다른 부서로 배치받자 아예 회사를 떠나는 인력이 적지 않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인건비와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우주 분야 노하우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누리호 동체와 탱크 등을 제작한 에스앤케이항공 역시 내년 3월이면 일감이 끊겨 관련 조직을 해체해야 할 처지다. 최중열 상무는 “우주 산업은 문서로 만들어지지 않는 노하우가 많은 분야인데, 숙련 인력들이 업계를 떠난다고 해도 붙잡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누리호 시험 설비 등을 구축한 한양이엔지 우주 부문도 연말이면 부품 공급이 끝나 수소, 국방 등 다른 분야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누리호 추가 발사도 난항
우주항공청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누리호 헤리티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난항에 빠졌다. 이 사업은 1578억원을 들여 2028년 누리호 7차 발사를 통해 국방 시험 위성 2기를 발사하는 것이다. 누리호 6차 발사와 차세대 발사체 발사 사이 일감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우주항공청은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에 사업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의섭 전북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여러 전문가가 차세대 발사체 계획 변경에 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음에도 실제로 반영되지 않아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차기 발사체 일정을 조속히 확정하지 않는 이상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차세대 발사체(KSLV-Ⅲ)
2032년 달에 착륙선을 보내기 위해 개발 중인 발사체. 지구 저궤도까지 발사할 수 있는 누리호와 다르게 정지궤도(고도 3만6000㎞)까지 위성, 우주선을 쏘아올릴 수 있다.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약 2조원 예산이 투입된다. 우주항공청은 애초 1회용인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바꾸기 위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