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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기자]









▲  2024년 8월 20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민주당 전당대회에 입고 나온 투피스 정장. 한국계 디자이너 로라 김이 론칭한 브랜드 '몬세'의 것이다.


ⓒ 몬세(monse) SNS코스닥지수





미셸 오바마는 크롭 팬츠 위에 벨트를 두른 진한 남색 민소매 재킷을 입고 있었다. 상의의 옷깃은 군인처럼 목을 가로지르도록 재구성됐고 어깨는 근육을 감싸며 돌출돼있다. 절제돼 있으면서 날카로운, 하나의 표식이었다. 그녀의 몸에 딱 붙는 재킷은 '이건 전종목추천사이트
투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2024년 8월 20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민주당 전당대회에 입고 나온 투피스 정장을 두고 뉴욕타임스가 "고도로 계산된 패션스타일"이라며 내놓은 해석이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희대의 인물과 맞서야 하는 민주당으로서, 이번 대선은 '전쟁'임을유비케어 주식
상징적으로 보여준 복장이라는 평가였다.

전장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이 옷, 한국계 디자이너 로라 김(43)이 설립한 몬세(Monse)의 옷이다. 로라 김은 자신의 SNS에 "영감을 주는 리더에 옷을 입힐 수 있어 정말로 영광"이라며 이 사실을 알렸다.

몬세는 로라 김과 또 다른 디알라딘사이트
자이너 페르난도 가르시아가 2015년 만든 브랜드로, 두 사람은 '오스카 드 라 렌타'의 공동 총괄 디자이너도 함께 맡고 있다. '오스카'는 낸시 레이건, 힐러리 클린턴, 로라 부시 등 미국 영부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도 공식석상에서 '오스카'의 옷을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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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세' 옷을 입은 테일러 스위프트와 블랙핑크


ⓒ 로라 김 SNS 갈무리




정치인 뿐 아니라 사라 제시카 파커, 테일러 스위프트, 블랙 핑크 등 전 세계적인 스타들이 몬세의 옷을 입었다. 미국 패션 디자이너로서 명망가 반열에 오른 로라 김, 당초 그녀의 꿈은 패선 디자이너가 아니었다고 한다. 심지어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일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꿈이 생기다] 부모님이 '남편 찾으라' 보낸 패션학교, 그녀는 '직업'에 눈을 떴다

한국에 살 때 저도 학원에 다녔어요. 그래도 집에 오면 창의력을 발휘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부모님은 농담처럼, 저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셨다고 말씀하세요. 왜냐하면 정말 그냥 제가 있는 그대로의 행복에 집중하길 원하셨거든요. 덕분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죠. (포브스, 2024년 6월)


의류업계에 종사하던 할머니 옆에서 그는 세 살 때부터 바느질을 해왔다고 한다. 옷을 사랑했고, 쇼핑 역시 사랑했다고.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제가 어렸을 때는 (제 안에) 추진력이 없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일을 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으셨죠. 엄마는 '뉴욕 패션 스쿨에 가서 남편을 찾자'고 말씀하셨어요. 패션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패션 학교에 다녔죠. 제가 성취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패션잡지 '글래머', 2024년 6월)


서울에서 태어난 그녀는 가족과 함께 캐나다 캘거리로 이주했다. 이후, 뉴욕의 사립 미술대학 프랫 인스티튜트에 진학했다. 열정은 없었어도 열심히 했다. 등록금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부모님이 부유하지 않으셨는데 그 비싼 학비를 내야 한다는 게... 뉴욕에 사는 건 더 힘든 일이었죠. (패션잡지 '보그', 2024년 10월)

학교에 다니면서 많은 인턴십에 등록했죠. 그때부터 일 중독자가 되기 시작했는데 제가 만든 것이 '실제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어요. 취미로 하던 일로 무언가를 진짜 할 수 있다는 생각,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눈이 떠졌죠. (패션잡지 '글래머', 2024년 6월)










▲  '몬세'의 로라 김.


ⓒ 로라 김 SNS 갈무리




여러 브랜드를 거쳐, 2003년 '오스카'의 인턴부터 시작했다. 어시스턴트에서 디자인 디렉터가 되기까지 쉴 새 없이 일했다. "하루에 18시간씩 일하는" 20대를 보냈다고 한다. 2014년 창립자 오스카 드라 렌타가 사망하기까지 그랬다.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오스카의 후임자가 필요했고 그 자리는 로라 김의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왜'를 물었다.


오스카는 제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네트워킹에 소홀한 점이 이유라고 말해줬어요. 스튜디오에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 팬, 커뮤니티와 관계 맺는 역할이 디렉터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그래서 스스로를 바꿨죠. (포브스, 2024년 6월)


[리더가 되다] "내 약점을 인정하고, 사람들이 그 자리를 채우도록"... 퍼즐 맞추기의 리더십

패션 브랜드 리더로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달았던 그 때가, 독립의 적기였다. 동료였던 로라 김과 페르난도 가르시아는 오스카를 떠나 2015년 '몬세'를 세웠다. 2016년 패션계에 몬세의 옷이 첫 선을 보이자마자 반응은 뜨거웠다고 한다. 사라 제시카 파커, 아말 클루니(조지 클루니의 부인, 인권변호사), 셀레나 고메즈가 공개된 자리에서 몬세의 옷을 입었다.

페르난도와 저 한 여성이 남자친구 집에 머물다가 다음 날 그의 옷을 입고 출근한다는 생각에 매료됐어요. 우리가 디자인하는 모든 것은 남성복에서 시작됐습니다. 우리 옷을 입은 여성들은 헬스장, 사무실, 칵테일 파티까지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남성복을 해체하여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었어요.('보그', 2024년 10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 몬세의 디자인이 성공을 거두자, 2016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두 디자이너는 오스카로부터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제안 받았다. 두 사람은 현재까지 두 브랜드를 동시에 이끌고 있다. 기존 브랜드와 자신의 브랜드를 동시에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그는 "제가 없어도 팀이 완벽하게 운영되는 것"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저는 모든 사람이 각자 잘하는 것을 찾아서 그 일을 하게 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리고 부족한 부분들은 제가 찾아서 채우죠. 제 목표는 매일 팀이 성장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포브스, 2024년 6월)

내가 무엇을 못하는지 알고 나보다 더 나은 사람들을 고용하는 겁니다. 구멍을 메우는 것과 같죠. 제 비즈니스 파트너인 페르난도는 제 인턴이었어요. 저와 정반대죠. 연예인을 사랑하고 영화 보는 걸 좋아하고 판타지를 좋아하지만 전 현실적인 걸 좋아하고 영화를 싫어해요. 연예인 이름도 잘 모르죠. 내 약점을 인정하고, 사람들이 그 자리를 채우도록 유도하는 게 (성공의) 비결입니다.('글래머', 2024년 6월)


10여 년 전, 자신을 이끌어주던 오스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던 그녀는 동시에 결심했다고 한다. "다시는 어떤 브랜드에도 얽매이지 않겠다"고. 그리고, 이제 그녀는 "나 스스로를 위해 일하고 있다"('보그', 2024년 10월)고 확신에 차 말하고 있다.










▲  페르난도 가르시아와 로라 김이 함께 세운 브랜드 '몬세'


ⓒ 로라 김 SNS 갈무리